로맨스스캠, 감정을 믿었을 뿐인데 통장이 비었습니다
#로맨스스캠
#칼럼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좋아했다고. 그래서 더 오래 믿었고,
더 늦게 의심했으며, 신고는 더더욱 망설였다고.
가해자들은 그 심리를 정확히 이용합니다.
감정이 개입된 사기는 피해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늦어지고,
그 시간 동안 돈은 이미 빠져나갑니다.

로맨스스캠은 SNS나 채팅 앱에서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투자 유도나 직접 송금 요청으로 금전을 편취하는 방식입니다.
피해 구조는 단순하지만, 법적 대응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보이스피싱과 달리 로맨스스캠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환급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은 은행에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도 거절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되어야 할 조치가 막히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적용되고, 범행 방식에 따라 정보통신망법 위반이 병합됩니다.
피해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법적 수단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어떤 경로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로맨스스캠 피해를 인지한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보존입니다.
상대방과 주고받은 모든 대화, 프로필 사진, 계좌 이체 내역, 투자 플랫폼 화면까지 캡처해 두어야 합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눈치채는 순간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합니다.
그 전에 남길 수 있는 모든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그다음은 경찰 신고와 금융기관 신고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입니다.
보이스피싱처럼 자동으로 지급정지가 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찰 사건번호를 확보한 뒤 이를 근거로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을 하는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이 순서를 모르면 은행 창구에서 그냥 돌아오게 됩니다.
형사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을 진행합니다.
가해 조직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시간이 걸리지만,
국내 공범이나 대포통장 명의자가 특정되면 민사 손해배상 청구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피해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이 신고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적 피해입니다.
속았다는 사실보다, 좋아했다는 사실이 더 창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들은 이 심리까지 계산합니다.
피해자가 부끄러움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기를 기대하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고가 늦어질수록 자금 추적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2025년 기준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1,3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 뒤에는 신고하지 않은 피해가 훨씬 더 많이 숨어 있습니다.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은 판단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적으로 설계된 수법에 노출된 것입니다.
신고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수법에 당할 다음 피해자를 막는 일이기도 합니다.
로맨스스캠은 감정을 도구로 쓰는 사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 인식도, 대응도 늦어집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명확한 사기죄이고, 대응 수단도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타이밍입니다.
이미 송금이 이루어졌다면, 지금 이 순간이 대응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때입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매일 법률사무소에 먼저 연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