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비위가 의심될 때 회사의 대응은
#컴플라이언스·내부조사

어느 날 경리팀 직원의 지출 내역이 어딘가 이상합니다. 법인카드 사용 패턴이 달라졌거나,
협력업체 대금이 계좌 이외 경로로 빠져나간 흔적이 보입니다. 혹은 퇴직한 임원이 재직 중
회사 자금을 수차례 개인 계좌로 이체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납니다. 이런 순간,
많은 대표들이 비슷한 실수를 합니다. 해당 직원을 바로 불러 추궁하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고부터 단행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행동 모두 나중에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비위 의심이 생겼을 때 회사가 취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내부 징계,
민사 손해배상, 형사 고소입니다. 이 세 경로는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병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어느 경로를 택하든 공통적으로 필요한
선행 작업이 있는데, 바로 사실관계의 정리와 증거 확보입니다.
내부조사는 이 선행 작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절차입니다.
소송을 대비한 증거를 보전하고, 피해 규모를 특정하며, 관련자의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문제가 드러난 뒤 곧바로 직원에게 추궁하면 상대방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련자와 구술을 맞출 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횡령 의심이 생기면 가장 중요한 것은
냉정하고 신속한 초동 대응이며, 특히 이 단계의 정보 관리가 핵심입니다.
대응에 관련된 인원을 필요 최소한으로 한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비위 사건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것이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입니다.
두 죄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업무상 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것을 자기 것처럼 쓰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횡령을 저지른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계 담당자가 법인카드로 개인 소비를 결제하거나,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업무상 배임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그 신뢰를 저버리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입니다. 이사가 경쟁사와 불공정 계약을 체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회사 정보를 경쟁사에 유출하는 경우가 해당됩니다.
피해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되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 규모의 특정은 단순한
회계 작업이 아니라 법적 대응 전략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횡령의 경우 나중에 반환했더라도 범죄 성립은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잠깐 빌려 쓴 것"이라는 해명이 법적으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이미 자금이 반환됐더라도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내부조사를 진행할 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증거의 법적 유효성 문제입니다. 회계장부나 영수증 같은 종이 매체의 증거뿐 아니라,
최근에는 이메일·접근 이력 등 디지털 데이터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포렌식 조사에서 증거로서 법적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적절한 절차가
필수적입니다. 회사 담당자가 직접 파일을 복사하거나 시스템에 접근한 기록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수집한 자료는 나중에 증거 능력이 다퉈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리스크도 있습니다. 기업은 수사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요청에 따라 자료를
제출할 때도 타인의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단순 요청이라고 해서
곧바로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사기관의
협조공문이나 일반적인 형사소송법 조항은 개인정보 제공의 법적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거나 공유하면
회사가 별도의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징계 절차상 하자도 빈번합니다. 징계해고는 절차적 요건이 있습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사실관계가 명백하더라도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내부조사를 통해 비위 행위가 명백하게 드러났다면, 회사는 내부 징계로 마무리할 것인지 수사기관에 형사 고소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회사의 전략적 판단입니다.
형사 고소는 단순한 처벌 요청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은 회사가 자체적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증거를 드러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고소를 미루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이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주는 결과가 됩니다.
다만 형사 고소만으로는 실제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경우 민사적인 손해배상 청구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상대방의 재산이 있는 동안 가압류를 통해 채권을 보전하는 것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 상황 | 법적 쟁점 | 확인해야 할 사항 |
|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심 | 업무상 횡령 | 카드 내역, 사용 목적 자료 |
| 협력업체 대금 유용 | 업무상 횡령·배임 | 계좌 이체 내역, 거래 구조 |
| 퇴직자의 자료 반출 | 영업비밀침해, 배임 | 접속 이력, 반출 파일 목록 |
| 임원의 이상 거래 | 업무상 배임 | 이사회 의사록, 계약서 |
| 내부고발 접수 | 복합 쟁점 가능성 | 신고 내용 확인 및 독립 조사팀 구성 |
직원 비위 사건은 발각되고 나서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회사가 얻어가는 것이
크게 달라집니다. 초기에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거나,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해고를
단행하거나, 고소 시점을 놓쳐 피해자가 재산을 처분해버리면 같은 사건이라도 결과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비위 정황이 포착된 순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 시점에
어떤 순서로 움직이느냐가 이후 모든 과정의 방향을 정합니다.